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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5일 13:10

고속도로 휴게소는 왜 비싸졌나: 도성회 논란과 전관예우 개선 과제

흐릿한 고속도로 휴게소 배경 위로 계약서, 마이크, 수수료 영수증, 돈의 흐름이 겹쳐진 탐사보도 스타일 이미지

고속도로 휴게소는 선택지가 제한된 공간입니다. 장거리 운전 중 식사와 휴식이 필요하면 대부분 가까운 휴게소를 이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휴게소 가격과 품질 문제는 단순한 외식 물가가 아니라, 공공 인프라를 이용하는 국민 부담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2026년 5월 4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한국도로공사 퇴직자 단체인 도성회 사례를 언급하며 공공기관 전관예우 문제를 지적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핵심은 도성회가 설립 목적과 무관하게 고속도로 휴게소를 운영하고, 그 수익이 퇴직자 단체로 흘러간 구조가 과연 공공기관의 책무에 맞느냐는 질문입니다. KBS 보도에 따르면, 강 실장은 국토교통부에 전관예우 방지 대책 마련을 주문했고, 부당이익 환수와 위법 사항 수사 의뢰 필요성도 언급했습니다.

이번 논란의 핵심

이번 사안은 세 가지 문제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쟁점내용이용자에게 생기는 문제
장기 독점 운영일부 휴게소가 수십 년간 같은 운영 주체 아래 유지경쟁이 약해져 가격·품질 개선 압력이 낮아짐
퇴직자 단체 관여도로공사 퇴직자 단체와 관련 회사가 휴게소 운영 수익을 얻는 구조공공기관 관리 영역에서 전관예우 의심 발생
높은 입점 수수료입점 매장이 운영업체에 높은 수수료를 부담음식값 상승, 품질 저하, 소상공인 부담으로 전가

국토교통부는 이미 2026년 2월 고속도로 휴게소 운영 구조 개편 태스크포스(TF)를 통해 휴게소 운영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가 전한 국토부 설명에 따르면, 재정고속도로 휴게소 211곳 중 임대 방식으로 운영되는 194곳 가운데 53곳은 운영업체가 20년 이상 바뀌지 않았고, 이 중 11곳은 1970~1980년대 최초 계약 이후 약 40년 넘게 같은 구조가 이어졌습니다.

도성회는 왜 문제가 됐나

도성회는 한국도로공사 퇴직자 단체입니다. 문제는 퇴직자 친목이나 복리 목적의 단체가 도로공사가 관리하는 휴게소 운영 수익 구조에 깊이 연결되어 있었다는 점입니다.

국토부가 주목한 구조는 도성회가 자회사 H&DE를 통해 재정고속도로 휴게소 7곳을 운영하고, 이 중 2곳은 약 40년간 장기 독점 운영 중이라는 내용입니다. 도성회 회장을 역대 도로공사 사장이 맡아 왔고, 자회사 임원진에도 도로공사 고위 퇴직 간부가 재취업했다는 점도 전관예우 논란을 키웠습니다.

이 문제는 갑자기 나온 이슈가 아닙니다. 2023년 국정감사 자료를 바탕으로 한 뉴시스 보도는 도성회가 1984년 국토교통부 설립 인가를 받았고, 1986년 자회사 한도산업, 현재 H&DE를 설립했다고 전했습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H&DE는 2020년 8억8천만 원, 2021년 8억 원, 2022년 8억 원을 도성회에 배당했습니다.

공공기관 퇴직자 단체가 공공 인프라 위에서 장기간 수익을 얻고, 그 수익이 퇴직자 단체로 돌아가는 구조라면 국민은 당연히 물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공공성에 맞는 운영인가, 아니면 내부자를 위한 안정적 수익 통로인가.

수수료 구조가 가격으로 이어지는 방식

휴게소 음식이 비싸다는 불만은 오래됐지만, 이번 논란은 그 배경을 수수료 구조에서 찾습니다.

국토부 설명을 전한 보도에 따르면 입점 매장은 운영업체에 평균 33%, 최대 51% 수준의 수수료를 부담합니다. 일부 매장에서 40%를 넘는 수수료를 부담한다면, 소비자가 1만 원짜리 음식을 사도 상당한 금액이 실제 조리·판매 매장의 매출로 남지 않는 셈입니다.

이 구조에서는 세 가지 압력이 동시에 생깁니다.

  1. 매장은 수수료를 감당하기 위해 판매가격을 올리고 싶어집니다.
  2. 가격을 크게 올리기 어렵다면 재료비나 인건비를 줄이려는 유인이 생깁니다.
  3. 이용자는 높은 가격과 낮은 만족도를 동시에 경험합니다.

휴게소는 일반 상권보다 경쟁이 약합니다. 운전자는 특정 구간 안에서 선택해야 하고, 시간과 이동 경로의 제약도 큽니다. 그래서 높은 수수료가 그대로 가격과 품질 문제로 전가되면, 피해는 입점 소상공인과 이용자가 함께 떠안게 됩니다.

정부가 요구한 대책은 무엇인가

2026년 5월 4일 보도된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 관련 내용은 대응 방향을 비교적 분명하게 제시합니다. KBS 보도에 따르면 강훈식 비서실장은 도성회 사례를 공공기관 책무를 저버린 행위로 지적했고, 국토교통부에는 휴게소가 원칙과 상식에 따라 운영되도록 전관예우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습니다. 또한 재정경제부에는 전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유사 사례를 점검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정책적으로는 다음 네 가지가 중요합니다.

대책필요한 이유
부당이익 환수 검토설립 목적과 다른 수익 배분이 있었다면 공공성 회복을 위해 필요
위법 사항 수사 의뢰단순 관행인지, 법 위반인지 구분해야 제도 개선이 가능
휴게소 계약 구조 전면 점검장기 독점과 높은 수수료를 만든 계약 관행을 확인해야 함
전 공공기관 유사 사례 조사특정 기관 문제가 아니라 공공기관 퇴직자 단체 전반의 구조 문제일 수 있음

국토부는 앞서 휴게소 운영 구조 개편 TF를 통해 임대 방식, 수수료 체계, 운영 기준을 종합 점검하겠다는 방향을 밝혔습니다. 이후 2026년 4월에는 국토부 장관이 휴게소 현장을 찾아 입점 소상공인의 불공정 피해를 직접 들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연합뉴스 보도는 물품 대금 미지급 등 불공정 실태와 도로공사의 관리·감독 책임 문제가 함께 다뤄졌다고 전했습니다.

이용자 관점에서 봐야 할 변화

이번 사안을 단순히 “퇴직자 단체가 돈을 벌었다”는 문제로만 보면 핵심을 놓치기 쉽습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국민이 이용하는 공공 인프라에서 어떤 계약 구조가 가격을 만들고, 누가 그 구조에서 이익을 얻었는가입니다.

앞으로 지켜볼 지점은 명확합니다.

  • 휴게소 운영권이 공개 경쟁과 성과 평가를 통해 주기적으로 재검토되는지
  • 입점 매장이 부담하는 수수료가 적정 수준으로 낮아지는지
  • 수수료 인하가 실제 음식 가격과 품질 개선으로 이어지는지
  • 퇴직자 단체나 전직 간부가 운영 구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제도가 바뀌는지
  • 도로공사 등 관리 기관의 감독 책임이 분명해지는지

휴게소는 운전자에게 잠깐 들르는 공간이지만, 그 뒤에는 공공기관의 계약, 민간 운영업체의 수익 구조, 소상공인의 생존, 소비자의 선택권이 함께 얽혀 있습니다. 이번 논란이 일회성 질타로 끝나지 않으려면, 정부의 조사 결과와 제도 개선안이 숫자로 확인되어야 합니다. 수수료가 얼마나 낮아졌는지, 운영권 경쟁이 얼마나 열렸는지, 가격과 품질이 어떻게 달라졌는지까지 공개되어야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참고 자료